중국 정부가 베트남과 국경을 맞댄 광시(廣西) 좡(壯)족 자치구 일대에 대규모 경제권을 새롭게 만들기로 했다. 이미 활발하게 가동 중인 주장(珠江)삼각주, 창장(長江)삼각주 경제권과 현재 건설이 한창인 보하이(渤海)만 지역에 이어 '제4 경제권'이 등장하는 것이다. 특히 이곳은 중국 정부가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집중 개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경보(新京報)는 4일 중국과학원 왕쉬(王旭)박사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왕 박사는 3일 "중국의 제4 경제권 후보지로 베이부(北部)만 일대가 이미 결정됐다"고 확인했다. 난닝(南寧).베이하이(北海).친저우(欽州).팡청(防城)항을 포괄하는 지역이다.
그동안 제4 경제권 유치를 위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중심으로 한 중부 지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일대의 노후한 중공업 지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와 충칭(重慶)직할시를 중심으로 한 서부 지역이 경쟁해 왔다.
왕 박사는 "베이부만 경제권 개발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국무원(중앙 정부)의 승인을 얻는 대로 12차 5년 계획 기간(2011~2015년)에 집중 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승인이 이뤄지면 정부 예산이 대대적으로 투입되고 각종 세제 혜택 등이 주어진다.
중국 정부가 광시성 일대를 제4 경제권으로 낙점한 데는 지역 균형 발전 전략 외에도 몇 가지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은 베트남과 국경을 맞댄 전략 요충이자 물류 여건이 좋은 곳이다. 중국은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에 중국산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전진 기지로 이곳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영유권 분쟁을 벌여 온 남중국해의 난사(南沙)군도 일대 해저에 매장된 자원을 적극 활용한다는 측면도 있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정책 변화로 베트남.인도 등지로 이탈할 조짐을 보여 온 외국인 투자를 베트남과 인접한 중국의 미개발 지역으로 유도한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계획의 실제 집행은 차기 정부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지도자 후보로 부상한 시진핑(習近平)과 리커창(李克强)이 개발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 초기였던 1980년대에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을 중심으로 한 주장삼각주 일대를 집중 개발했다. 초기 경제 특구인 선전.주하이(珠海).산터우(汕頭) 등이 모두 이 일대에 포함됐다. 홍콩과 마카오의 화교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한 덩샤오핑(鄧小平)의 전략적 판단이다.
1990년대에는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 주석이 이끌던 상하이방(上海幇)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상하이와 장쑤(江蘇).저장(浙江) 일대가 집중 개발됐다. 후진타오 정부에 와서는 지역 균형 발전을 구호로 내세우면서 상대적으로 침체됐던 보하이만 일대를 집중 개발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고향인 톈진(天津)이 집중적인 개발 혜택을 누리고 있다.
폐전선절단기 
중국, 베트남 접경에 제4경제권
07-12-05 11:02 
